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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

친구와의 우정에 대한 아픈 기억들을 잊지못하고 있으며 그 기억들 속에서 끊임없이 방황하고 있다. 그 때가 언제인지는 확실히 기억나지 않지만 그 때의 느낌은 생생하게 기억한다. 두번째로 보게된 아비정전의 느낌은 컬러화면의 흑백영화 혹은 말소리가 들리는 무성영화의 이미지, 등장인물간의 거리감을 극대화시키는 화면의 촛점조정, 그래서 더욱 추천하고 싶은 영화이기 때문에 이 영화를 택하게 되었다.. 내가 세번째 이 영화를 봤을 때 나는 전보다 확실히 그 `이야기`를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여기에 감상을 쓸 영화는 근래 너무나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왕가위 감독의 두번째 작품인 “아비정전”이다. 나는 이 영화를 모두 세 번 봤다. 물론 이 영화의 이런 기법적인 부분만으로 아비정전을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볼 때마다 새로웠고 홍콩영화에 대한 내 편견을 간단히 깨버린 영화라는 것이 이 영화의 선택 이유가 아닐까 한다. 이런 전체적인 이미지 뿐만 아니라, 여관방,그래서 난 단숨에 이 영화를 잊어버렸고 다만  ......

Index & Contents

아비정전

먼저 이 글은 어떤 전문가적 입장에서 쓰여진 ‘평’이 아닌 영화를 좋아하는 일반관객 입장에서 쓰여진 ‘감상문’이므로 다소 주관적이거나 혹은 너무 객관적(?)이라도 이해해주기 바란다. 내가 여기에 감상을 쓸 영화는 근래 너무나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왕가위 감독의 두번째 작품인 “아비정전”이다. 아마도 볼 때마다 새로웠고 홍콩영화에 대한 내 편견을 간단히 깨버린 영화라는 것이 이 영화의 선택 이유가 아닐까 한다. 또 왕가위 감독이 “중경삼림” 하나의 작품으로 유명해진 감독이 아니라는 사실(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을 알리고 싶었고, 그래서 더욱 추천하고 싶은 영화이기 때문에 이 영화를 택하게 되었다.

나는 이 영화를 모두 세 번 봤다.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은 솔직히 정말 지루했고 재미도 없을 뿐더러 졸리기까지 했다. 그래서 난 단숨에 이 영화를 잊어버렸고 다만 요즘 TV에서 CF로 패러디된 `장국영의 맘보춤`만이 겨우 기억에 남아있었다. 그로부터 꽤 시간이 지난 후 우연히 정말 우연한 기회에 다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그 때 나는 혼자 당황하고 놀라서 안절부절못할 지경이 되었었다. 그 때가 언제인지는 확실히 기억나지 않지만 그 때의 느낌은 생생하게 기억한다. 두번째로 보게된 아비정전의 느낌은 컬러화면의 흑백영화 혹은 말소리가 들리는 무성영화의 이미지, 바로 그것이었다. 이런 전체적인 이미지 뿐만 아니라, 영화 내용 속에서도 이런 모순된 이야기들이 등장인물들을 통해 말해지고, 보여지고 있었다. 잊고 싶은 혹은 잊어야만 하는 기억을 잊지못하는 인물들. 순간의 시점에 부여되는 영원성 등(모순된 내용을 모순된 느낌으로 표현한 영화?) 등장인물들은 모두 자신들의 출생, 연인과의 인연, 친구와의 우정에 대한 아픈 기억들을 잊지못하고 있으며 그 기억들 속에서 끊임없이 방황하고 있다. 방황은 허무감을 조장하고 허무감은 서로간의 단절감을 더욱 크게 한다. 정신적 . 육체적 방황을 소재로 한 영화는 많다. 하지만 내가 특히 `아비정전`을 그리고 그 속의 방황을 잊지못하는 이유는, 적어도 내가 봤던 영화 중에서 `방황`이라는 소재를 가장 영화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되어지기 때문이다. 내가 `영화적`으로라는 표현을 쓴 것은 다른 장르에서는 표현할 수 없는, 오직 영화만이 가능한 방법으로 이 소재를 표현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조용하다 못해 답답한 느낌마저 주는 어두운 화면과 마치 물 속에 들어간 듯한 느린 움직임들로 인한 허무감 그러다 갑자기 격렬해지는 움직임(이제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버린 점프컷팅), 등장인물간의 거리감을 극대화시키는 화면의 촛점조정, 어딘지 답답한 정서의 탈출구를 찾을 수 없을 것만 같은 좁은 공간의 연속(기차안, 여관방, 마지막의 양조위가 있던 천장낮은 방의 모습 등), 편집을 이용한 심리묘사(장국영이 생모집에 갔다 나오면서 걸어가는 뒷모습의 슬로모션), 과연 영화이기에 가능한 표현들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이 영화의 이런 기법적인 부분만으로 아비정전을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세번째 이 영화를 봤을 때 나는 전보다 확실히 그 `이야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 후에 나는 그냥 흘러가는 것이고 때가 되면 기억나리라고 생각했던 매순간 순간의 시간과 그 기억에 대해 면밀히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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