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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불빛이 비칠 때마다 움찔해야만 했다. 특히나 마지막의 들밭과 빗줄기 장면은, 무엇보다 무대 세트가 굉장히 멋지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금새 연극의 매력에 빠져들어 버렸다. 이 연극에서도 그러한 장면이 있었는데, 몇 번이나 재공연을 할 만큼 유명하다는 점에서 일단 내 관심을 끌었다. “나야, 연극의 무대 세트는 단순히 커다란 그림과 소품 몇 개 면 되는 것이라 여겨졌던 내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연극을 공연하는 극단‘용’은 국립중앙박물관 안에 위치한 곳이었다. 헐떡이며 울먹이는 소리. (이 점은 교수님께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연극의 이해 수업 중, 극중 김형사가 최종 용의자를 몰아붙이며 절망과 분노에 가득찬 목소리로 14살 소녀의 죽음을 표현하는 장면이었다..”라고 비웃듯이 외치는 범인의 목소리와 그 범인의 환영에 고통받는 김형사의 모습은 잡히지 못한 범인에 대한 안타까움과 두려움을 더해 주었다. 격렬하게 분노와 울음섞인 듯한 목소리로 소녀의 죽음을 묘사하는 그 대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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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날보러와요 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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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날보러와요

 

연극날보러와요

 

REPORT

김승민

 

`‘날 보러 와요’를 보고`

영화 ‘살인의 추억’의 원작. 내가 ‘날 보러 와요’에 대해 아는 점은 그것뿐이었다. 아, 하나 알고 있는 점. 배우와 스토리 라인이 조금 다르다는 것.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미 일찍부터 인기를 얻었던 작품이고, 몇 번이나 재공연을 할 만큼 유명하다는 점에서 일단 내 관심을 끌었다.

연극을 공연하는 극단‘용’은 국립중앙박물관 안에 위치한 곳이었다. 연극을 보러 가는 김에 중앙박물관까지 처음으로 가보게 된 나의 설레임은 한층 깊어졌다. 뒤늦게 불타오른 것일까. 얼마 전에 ‘변성기’를 보고 연극의 재미를 알아버린 나로서는 두 번째 보게 되는 ‘날 보러 와요’에 대해 더욱 관심이 깊어진 것이 사실이었다. 디아더와는 달리 규모가 큰 공연장 안에서 두근두근하는 사이, 연극의 막이 올랐다. 헐떡이며 울먹이는 소리. 이윽고 여자의 찢어지는 듯한 비명소리가 울려퍼지며 수사의 막이 오른다. 아무래도 영화로 만들어진 ‘살인의 추억’을 먼저 본 탓일까. 영화와 어떻게 다른 것일지 계속 생각하던 내 머릿속은 어느 새 연극 자체에만 집중해 있었다.

서울대를 나온 시인 지망생의 김형사의 대사는 범인을 찾기 위해 펼치는 자신의 주장을 마치 시 구절처럼 풀어내고, 행동파 조형사의 막무가내식 수사와 얄미울 정도로 기사 정보에 목숨을 거는 박기사, 유머러스한 대사로 감초역할을 해내는 박형사까지.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안정된 연기로 극의 흐름을 잘 이끌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한 가지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은 연극의 신을 바꾸는 타임마다 추상적이거나 비현실적인 그림을 하나씩 보여주었는데, 그 그림의 의미가 궁금했다. (이 점은 교수님께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연극의 이해 수업 중, 연극은 직접 보여주지 않고 상상력을 자극하여 장면을 표현한다고 들었다. 이 연극에서도 그러한 장면이 있었는데, 극중 김형사가 최종 용의자를 몰아붙이며 절망과 분노에 가득찬 목소리로 14살 소녀의 죽음을 표현하는 장면이었다. 영화에서 표현되었던 피해자들의 모습이 연극에서는 김형사의 대사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격렬하게 분노와 울음섞인 듯한 목소리로 소녀의 죽음을 묘사하는 그 대사는 실제로 보는 것보다 더 소름끼치고 잔인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김형사가 범인의 환영에 괴로워하는 장면이었다. “나야, 나.”라고 비웃듯이 외치는 범인의 목소리와 그 범인의 환영에 고통받는 김형사의 모습은 잡히지 못한 범인에 대한 안타까움과 두려움을 더해 주었다.

무대의 마지막. 어둠이 내려앉고 세트가 위로 올라가자, 빗줄기가 세차게 내리며 새빨간 불빛이 사방을 왔다갔다 비춘다. 연극에 몰입하고 있었던 나는 그 불빛이 마치 사냥감을 찾는 범인의 눈길인 것만 같아, 나에게도 불빛이 비칠 때마다 움찔해야만 했다.

역시 유명하고 관록있는 배우들이 나왔던 연극이어서 일까. 영화를 보는 것처럼 편히 보다가도 점점 그 현장에 보다 가까이 있는 듯한 실감나는 느낌을 받았다. 사운드도 적절하고, 무엇보다 무대 세트가 굉장히 멋지다고 생각했다. 특히나 마지막의 들밭과 빗줄기 장면은, 연극의 무대 세트는 단순히 커다란 그림과 소품 몇 개 면 되는 것이라 여겨졌던 내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영화 미술에 관심있던 나에게 연극의 무대 미술도 새로운 관심분야로 떠오르게 만든 것이다.

나는 이제야 겨우 2편의 연극을 관람하였다. 그러나 금새 연극의 매력에 빠져들어 버렸다. 영화보다 더 생생하고 열정적인 매체를 알아버린 것이다. 앞으로도 보다 좋은 작품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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