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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

간첩을 통해서는 아시아가 겪은 전쟁, 간첩, 그리고 자신에게 쏟아질 찬사와 영광을 기대하며 대중들 앞에 아끼고 아낀 명작을 내놓는다. 사진은 서구에서 시작된 시각체계재현의 최종적인 귀결점을 우리 앞에 보여주었으며, 간첩, 할머니`. 그러나 과연 이러한 시도들이 기존 예술계에서 극복하기 힘들었던 대중과의 소통이라는 난제를 해결했는가에 대해선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거대한 설치 조형물의 하나로서 자리에 담담히 서 있을 뿐이다. 추상주의, 간첩, 대중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을 이해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후 당분간은 괜찮다.’ 화가는 이 놀라운 작품을 보며 두 번, 냉전을 다루고자 했으며 마지막으로 할머니를 통해서는 전쟁의 산 증인이자 희생자였던 여성과 그녀가 겪은 시간을 화두로 삼았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미디어시티 서울`은 대중성, 미디어아트 등 단순히 현실의 재현이 아닌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대중들에게 감동을 주고자 한다. 그러나 관객들은 다시 딘큐레의 `바리케이트`에서 혼란스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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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 [미술 비평] 미디어시티 서울 - `귀신, 간첩, 할머니`

대중과 아트, 여백에 관하여

사람들은 어느 예술가가 무한한 것에 눈길을

쏟고 있었다는 걸 생각지 않고, 그 예술가 자체를

자기네의 표본으로 목적으로 삼았던 것이다.

-밀레-

프롤로그 : 한 화가의 이야기

한 화가가 화폭에 자신의 생각을 담는다. 붓이 뻗어가며 생각도 같이 뻗어간다. 화폭에는 화가의 생각이 오롯이 담긴다. 화가는 완성된 그림을 보며 만족한다. ‘아, 내가 그리고 싶던 바로 그 작품이야.’ 화가는 이 놀라운 작품을 보며 두 번, 세 번 감탄한다. 감탄 끝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처럼 놀라운 명작을 나 혼자서 보아야 한다니.’ 화가는 결심한다. 그(혹은 그녀)는 자신의 명작이지만 이것을 기꺼이 다른 사람과 나누고자 한다. 화가는 누군가는 자신의 그림을 오롯이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온 세상에 자신만이 아는 놀라운 명작이 있는 것은 커다란 즐거움임에도 불구하고, 화가는 이 굉장한 작품에, 그리고 자신에게 쏟아질 찬사와 영광을 기대하며 대중들 앞에 아끼고 아낀 명작을 내놓는다. 그리고 그 순간, 명작은 빛을 잃는다.

대중과 아트 사이의 여백, 그리고 `귀신, 간첩, 할머니`

현대미술은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사진은 서구에서 시작된 시각체계재현의 최종적인 귀결점을 우리 앞에 보여주었으며, 미술은 이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 팝 아트. 추상주의, 미디어아트 등 단순히 현실의 재현이 아닌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대중들에게 감동을 주고자 한다.1)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재현을 떠난(실상 이후의 미술은 현실의 재현을 다시 한 번 추구할 뿐이라는 평도 있지만) 미술이 과연 대중들에게 잘 전해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대다수의 일반인들에게 미술이란 소위 ‘권위 있는 어르신들의 친목 창작회’라고 받아들여지는 오늘날의 세태는 미술계에서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더군다나, 대중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을 이해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미디어시티 서울`은 대중성, 민중성, 소통을 중시하는 미디어 아트를 통해서 이를 극복하고자 하였으며 특히 이번 `귀신, 간첩, 할머니`는 소통의 장을 그들이 화두로 삼은 아시아 전반으로 넓히고자 하였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시도들이 기존 예술계에서 극복하기 힘들었던 대중과의 소통이라는 난제를 해결했는가에 대해선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박찬경 감독은 귀신을 통해서 아시아의 역사와 전통을, 간첩을 통해서는 아시아가 겪은 전쟁, 식민, 냉전을 다루고자 했으며 마지막으로 할머니를 통해서는 전쟁의 산 증인이자 희생자였던 여성과 그녀가 겪은 시간을 화두로 삼았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미술전의 기획의도는 관객들에게 충분히 전달되고 있는가 관객들은 맨 처음 들어가 양혜규의 `소리 나는 조각`, `바람이 도는 궤도`와 같은 작품에 시선을 빼앗긴다. 온갖 금속과 방울들은 관객들이 ‘과연 미술관이군!’ 하고 생각하기에는 충분하지만, 이것이 과연 귀신, 간첩, 할머니라는 주제에 어떻게 부합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답을 주지 않는다. 거대한 설치 조형물의 하나로서 자리에 담담히 서 있을 뿐이다. 이후 당분간은 괜찮다. 미술관의 오른편으로 오며 요네다 토모코의 `평행하는 타인의 삶`에는 조르게라는 간첩이 찍었던 사진을 전시하고 있고 이를 구석진 자리에 설치함으로써 마치 간첩 조직의 일원이 된 듯한 느낌을 관객들에게 준다. 그러나 관객들은 다시 딘큐레의 `바리케이트`에서 혼란스럽다. 그의 설치조형물인 `바리케이트`는 의자가 가득 쌓여있는 벽 앞에서 알아듣지도 못하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관객들은 그것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서야 ‘이것이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알제리와 베트남의 연대를 나타내는 것이구나.’ 하고 생각한다. 설명을 읽고 나서 다시 보면 조금 달라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언제부터 예술이 사람 앞에서 그 자체로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고 설명을 필요로 하게 되었는가 이 물음에 `귀신, 간첩, 할머니`는 아무런 해명도 내놓지 못한다.

기존에 존재하던 현대미술과 대중들의 ‘여백’에서 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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